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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 [PEOPLE] 대치동서 ‘6두품의 반란’ 설명회 돌풍 이강학원 이강현 원장 | ‘내신 6등급으로 대학 잘 가…

작성자 : 이강 작성일 : 조회수 : 25937

“내신 성적을 신라시대 계급제도인 골품에 비유하면 1.4까지는 성골, 1.9까지는 진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골은 수시 원서 6장 넣으면 대부분 다 합격합니다. 진골도 절반쯤은 붙지요. 이런 학생들은 그냥 그렇게 합격한 대학에 가면 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나는 2니까 좀 낫겠지? 천만에요. 입시 전문가 눈으로 볼 때 2부터 6까지는 모두 똑같은 ‘6두품’입니다. 2랑 6이랑 어떻게 같냐고요? 똑같이 6논술(수시 원서 6장을 교과나 학생부종합이 아닌 논술에만 모두 쓰는 것) 지원해 똑같이 다 떨어지는데, 2나 6이나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요즘 같은 시기에 신분제를 들먹이다니? 그것도 금쪽같은 내 아이를 두고 6두품이라니? 수백 명 들어가는 강의실을 꽉꽉 채운 학부모들 사이 여기저기서 ‘아~’ 하는 원망 섞인 탄성이 터져 나온다. 중간중간 섞여 있는 학생들은 아예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이게 말이야? 뭐야?” 생각도 잠시. 엄연한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싶은지 한숨과 한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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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두품은 대학에 갈 수 없느냐?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잘’이요. 6논술로 떨어진 학생들이 울면서 찾아와 정시로 어딜 가야 하느냐, 펑크 난 대학과 과가 어디겠느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어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넘어 화가 났어요. 저 성적이면 정시로 가고 싶어 하는 대학보다 훨씬 좋은 대학 수시 교과나 학종으로 충분히 갈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몰라서 수시 기회 다 날려버리고 그보다 입결이 낮은 대학에 정시로 원서 쓸 수 있을까 종종거리며 찾아오는 학생이 한둘이 아니에요. 이건 정말 잘못됐다 싶었어요. 돈 좀 적게 벌어도 좋으니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자, 그래서 애들이 수시에서 원하는 대학에 붙을 수 있게 도와주자 싶었습니다.”

 

11월부터 대치동을 비롯한 전국 학원가는 설명회의 물결에 휩쓸린다. 당장 1년 뒤 입시를 치러야 할 예비 고3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입시 정보와 과목별 공부 방법도 알려주고 학원 대표 강사도 소개하는 자리가 설명회다.

 

그 설명회의 바다 한가운데인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최근 화제로 떠오른 인물이 있다. 대치동을 대표하는 대형 학원 중 한 곳인 이강학원 이강현 원장이다.

 

대치동 본점을 필두로 분당, 평촌, 노원, 목동, 안국, 대전 등 전국 11개 지역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이강현 원장은 메가스터디에서 수리논술 강사로 일하다 2005년 대치동에서 학원과 컨설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최초의 학원으로 알려진 이강학원을 열었다. 이후 10년여 만에 이강학원을 매년 수만 명(2017년 4만여명) 학생이 수강하는 대형 학원으로 키워냈다.

 

여기서 잠깐. 입시의 기본 얼개를 알아야 이강현 원장의 설명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


입시는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뉜다. 수시에는 모두 3가지 전형이 있는데 내신 성적을 거의 100%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전형, 내신과 흔히 비교과라 불리는 각종 활동을 함께 보는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시험을 거쳐야 하는 논술전형으로 나뉜다.

 

 수시에서 총 6장의 원서를 쓰는데 그중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정시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수시 6곳을 모두 떨어진 학생은 수능을 90~100% 반영하는 전형인 정시에 도전한다.

 

내년 11월 15일로 예정된 수능을 보고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인 2019 군단의 경우 수시전형으로 76.2%, 정시전형으로 23.8%를 선발한다.

수시 중 대세는 학생부종합이다.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인(IN)서울 상위 15개 학교만으로 한정하면, 수시 중 학생부종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0%가 넘는다.

 

학생부종합이 대세라지만 내신을 1~2점대 초반으로 챙기면서 일명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봉사·진로활동)이라 불리는 비교과 활동까지 완벽하게 메꿔낼 수 있는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부종합을 포기하고 대신 논술과 정시로 방향을 트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학생부종합 경쟁률이 아무리 높아도 10~20:1 정도인 반면, 논술 경쟁률은 아무리 낮아도 40~50:1, 웬만하면 100:1이 넘어가는 배경이다.

 

“100 대 1이 넘어가는 경쟁률에서는 합격하는 게 신기한 겁니다. 지금처럼 학생들을 다 논술로 내몰면 안돼요.

정시는 어떤가요? 수시로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외대·시립대) 갈 수 있는 실력의 학생이 정시에서는 건동홍숙(건대·동국대·홍대·숙명여대)도 쉽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다들 천편일률적으로 ‘너는 내신이 안 좋으니 6논술이나 해라, 그냥 정시에만 집중해라’ 이럽니다. 이게 뭡니까?”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은 논술과 정시밖에 길이 없다’는 건 입시계에서 지금까지 상식으로 통했다. 그런 상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말이 안 된다니?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대학과 입시기관들도 문제입니다. 대학은 각 전형별 합격 내신을 발표하는데 합격자 중 상위 60% 정도의 평균이라는 게 입시업계 정설입니다. 이건 의미가 없습니다. 전형별로 몇 차례 추가 합격자(추합)를 발표하는데 요즘은 5차까지 가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추가 합격자 비율이 얼마인가를 의미하는 ‘추합률’과 그래서 총 몇 명이 충원됐는가를 보여주는 ‘충원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도, 분석하지도 않아요. 그러니 제대로 된 방향을 일러주지 못하는 거지요.”


▶100:1 경쟁 논술전형은 ‘하늘의 별 따기’

 

▷수능 최저 충족하고 학종·교과에서 길 찾아야

‘충원율’과 ‘추합률’을 알면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할까?

 

“예를 들어보죠. 중앙대에 에너지시스템공학과라고 있습니다. 중앙대 특성화학과로 전 학생에게 4년 장학금을 주는 것은 물론 취업도 보장된 과입니다.

이 학과의 지난해 학생부교과 경쟁률이 10.6:1이고 학교에서 발표한 합격 내신은 1.5였습니다. 그런데 중앙대 학생부교과는 수능 최저를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1단계에서 내신순으로 자르는 게 아니고, 수능 최저를 맞춘 학생 중 순서대로 뽑는 거죠. 경쟁률은 10.6 대 1이었지만 수능 최저를 맞춘 학생만 놓고 본 실질 경쟁률은 4.3 대 1로 내려왔습니다. 거기다 충원율이 무려 225%였어요. 10명을 뽑는다면 추합을 돌고 돌아 33번째 학생까지 합격했다는 의미인 거죠.

 

다시 계산해보죠. 10명을 뽑을 경우 실질 경쟁률이 4.3 대 1이면 수능 최저를 맞춘 학생이 총 43명인 겁니다. 그중 33명이 추합까지로 합격한 거예요.

내신이 아무리 낮아도 수능 최저만 맞췄다면 합격이 어려운 게 아니라는 얘기지요. 지난해 중앙대 이과의 수능 최저는 ‘두 개 등급 합 4’로 그리 높은 편도 아니었습니다. 반면 같은 과의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68.6:1, 충원율은 15%에 불과했습니다.

 

논술은 ‘하늘의 별 따기’ 전형이라 등록을 포기하는 학생이 별로 없어 충원율도 낮아요. 자, 학생 입장에서 어느 전형에 도전하는 게 합격 확률이 높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모든 변수를 감안했을 때 내신이 3~4, 심지어 6등급이어도 수능 공부 열심히 해서 수능 최저를 기반으로 교과, 학종전형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학교와 학과가 꽤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보다 내신이 낮은데 어떻게 대학은 더 잘 갔지?’ 하는 사례들이 생겨나는 겁니다.”

 

대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컨설팅해오길 10년도 더 넘었지만 ‘6두품의 반란’ 설명회를 제대로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 말부터다. 수년간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면서 왜 이전에는 이런 설명회를 하지 않았을까. 또 ‘당장 돈을 좀 적게 벌어도’란 의미는 무엇일까.

 

“수능 보고 반짝 논술 준비하는 강좌가 학원 입장에서는 꽤 쏠쏠한 수입입니다. 저는 논술 준비하는 학생이 줄어들어 이 수입이 적어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에요. 왜 이제야 이런 설명회를 하느냐고요? 제 큰애가 이제 예비 고2입니다. 고등학생 학부모가 돼보니 학부모의 심정에서 모든 게 보이더라고요. 중학생인 둘째가 대학 갈 때까지라도 돈과 상관없이 양심적인 설명회를 계속하겠다는 게 저와의 약속입니다.”